기술 문서는 늘 부족합니다. 특히 좋은 기술 문서가 부족하죠.
테크니컬 라이터는 좋은 기술 문서를 쓸 수 있지만, 사내 프로젝트를 모두 담당하기에는 수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개발자 글쓰기 교육'으로 그 간극을 메워보려는 시도도 있지만, 과연 교육만 들으면 모든 개발자가 기술 문서를 잘 쓰게 될까요?
글쎄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잘 쓰는 방법을 몰라서'는 개발자가 기술 문서를 쓰지 않는 원인 중 하나일 뿐, 전부가 아니니까요. '시간'이나 '관심' 같은 외부적 원인은 교육으로는 해결하지 못합니다.
문서 엔지니어로서, 저는 이 문제를 '개발자 교육'보다 '엔지니어링'으로 풀어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프로세스를 통한 강제화, 도구를 이용한 자동화로요. 생성형 AI가 글 쓰는 직무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도큐먼트 엔지니어에게 AI가 반드시 경쟁자인 것만은 아니더군요. 오히려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는 기회에 가깝죠. 비유하자면, 테크니컬 라이터가 한 땀 한 땀 공들여 문서를 만들어 내던 가내수공업 방식을 공장형 자동 생산으로 바꿀 기회랄까요.
공장형 생산이 꼭 가내수공업보다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품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으니까요.
LINE Plus의 Document Engineering 팀은 이런 마음가짐으로 AI를 꾸준히 활용해 왔고, 덕분에 그 아이디어를 시험해 볼 기회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