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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프로젝트로 프로덕트 엔지니어가 된 사람: 불편하면 직접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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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 일시
2026/03/25 02:06
최종 편집 일시
2026/03/25 02:06
태그
마이리얼트립
파일과 미디어
|| PEPE 세션 4 — 코어플랫폼개발팀 김민수 팀장 프로덕트 엔지니어(PE)가 뭘까 고민하다가, 돌아보니 자기 삶 자체가 그것이었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카드사 데이터베이스 관리자에서 시작해 백엔드 개발자, 스타트업에서 클라우드·서버·모바일을 동시에, 그리고 검색 엔지니어까지… 매번 처음 하는 일을 맡아 온 마이리얼트립 코어플랫폼개발팀 김민수님은 이번 PEPE(Product Engineer Possibility Exchange) 세션에서 기술 발표 대신 자신의 사이드 프로젝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대단한 방법론이 아니라, 불편함을 직접 해결해 온 삶이 곧 PE(프로덕트 엔지니어)였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한 발표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게으르기 위해 부지런하게 만든 것들 민수님은 같은 일을 두 번 하는 걸 싫어합니다. 게으르기 위해 역설적으로 부지런하게 뭔가를 만들어 왔습니다. 일본 맵코드 변환 사이트 — 일본에서 렌트카를 빌리면 내비게이션이 일본어만 지원돼서 목적지 검색이 안 됩니다. 대신 ‘맵코드’라는 숫자를 입력하면 되는데, 이 맵코드를 구하는 서비스도 일본어뿐이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 API로 GPS 좌표를 구하고, 그 좌표를 맵코드로 변환하는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내가 쓰려고” 만든 건데, 혼자 쓰기 아까워서 공개했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일본 여행자 카페에서 베스트 게시물이 됐고, 운영자가 별도로 연락해 선물까지 보내왔습니다. 숙소 빈방 알림 — 출장 때 예산 내로 잡을 수 있는 숙소가 늘 만실이었습니다. 2분마다 빈방을 체크해서 슬랙으로 알림을 보내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알림이 오면 바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이 외에도 회사 전화 발신자 확인 앱, 배송 추적 자동화, 이체 자동화, 주식 체결 알림, 기차표 자동 예매까지 — 불편한 게 있으면 만들고, 반복되는 게 있으면 자동화했습니다. 서비스를 공개하고 나서 달라진 것 민수님은 오랫동안 자신이 만든 것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유치한 걸 만들어” 하는 평가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맵코드 사이트를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을 때, 반응은 예상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공개해 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처음 깨달았습니다. 링크드인 창업자가 ‘첫 번째 제품이 부끄럽지 않다면 너무 늦게 출시한 거다’라고 했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때 처음 알았어요.” 공개하고 나면 달라지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배포와 테스트 —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수정할 때마다 배포가 귀찮아지고, A를 고쳤는데 B에서 에러가 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배포 자동화와 테스트 자동화를 고민하게 됩니다. 사용자 지표 — 구글 애널리틱스를 처음 달아봤더니 아무도 안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SEO를 적용하니 검색봇만 들어왔고, 블로그에 올리니 스파이크가 치고 꺼졌고, 구글 광고를 태우니 그제서야 트래픽이 서서히 늘기 시작했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왜 마케팅에 돈을 태우는지” 처음으로 이해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다른 직군에 대한 이해 — 백엔드·프론트·모바일을 다 직접 하다 보니, 왜 프론트에서 API 스펙을 그렇게 복잡하게 달라고 하는지, 왜 백엔드가 데이터를 그런 형태로 줄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다른 직군이 “안 된다”고 할 때, 왜 안 되는지 이해하고 대안을 함께 찾을 수 있게 됩니다. 90점과 99점의 차이 — 90점짜리를 만드는 건 쉽지만, 99점으로 만드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직접 만들어 보면 뭐가 쉽고 뭐가 어려운지 감이 생기고, 개발팀과 훨씬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게 됩니다. 요구사항은 바뀔 수밖에 없다 — 예전에는 “왜 미리 기획을 안 해서 또 바꾸냐”고 불만이었는데, 직접 서비스를 운영해 보니 고객이 써보고 피드백을 받아야 요구사항이 정해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보안은 경험해야 체감된다 — 서비스를 공개하니 생각보다 해킹 시도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API 키 정보를 탐색하거나 이상한 요청을 보내는 공격이 꾸준히 들어오는 걸 보고, 코드에 민감한 정보를 넣는 것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갖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