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파트 입구에 순대트럭이 섰다. 어울리지도 않는 자리인데, 줄이 꽤 길다. 저녁마다 사람들이 하나둘 붙어 선다. 2. 처음엔 좀 놀랐다. 이 동네에 순대 먹고 싶던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다들 속으로 순대를 기다리기라도 했던 걸까. 3. 아니었다. 트럭이 없었으면 저 사람들 중 누구도 순대를 찾지 않았을 거다. 검색해서 맛집을 가지도, 배달을 시키지도 않았을 거다. 애초에 순대 생각 자체가 없었을 거다. 4. 없던 마음을 트럭이 깨운 거다. 적당한 자리, 적당한 시간, 김 오르는 냄새. 그 셋이 겹치자 '순대나 먹을까'가 생겼다. 원해서 줄을 선 게 아니라, 줄을 서며 원하게 됐다. 5. 트럭이 한 게 딱 그거였다. 없던 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