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AI로 바뀐 건 업무가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는 옆자리 동료가 덜 힘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계속될 것 같다는 말로 끝났습니다. 혹시 못 읽으셨어도 따라오실 수 있게 배경만 짧게 정리합니다. 저는 우아한형제들에서 개발자를 길러내는 교육의 코치로 일하며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사람은 설명을 들어서가 아니라 자기 손으로 부딪혀봐야 변한다는 것입니다. 그 원리로 개발을 전혀 모르는 동료 15명이 5주 […]
The post AI 전환, 우리가 도운 건 돕는 사람이었습니다 first appeared on 우아한형제들 기술블로그. ||
1편 "AI로 바뀐 건 업무가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는 옆자리 동료가 덜 힘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계속될 것 같다는 말로 끝났습니다. 혹시 못 읽으셨어도 따라오실 수 있게 배경만 짧게 정리합니다.
저는 우아한형제들에서 개발자를 길러내는 교육의 코치로 일하며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사람은 설명을 들어서가 아니라 자기 손으로 부딪혀봐야 변한다는 것입니다. 그 원리로 개발을 전혀 모르는 동료 15명이 5주 동안 자기 현업 문제를 AI로 직접 해결해보는 ‘AI Dive Deep’을 열었고, 그 동료들이 스스로 만든 변화가 1편의 이야기였습니다. 1편 마지막에는 전담 TF가 꾸려졌다는 소식과 함께 두 가지 방향도 예고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길로 갔습니다. 계획을 바꾼 건 숫자 하나였습니다.
손을 든 사람은 92명,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저 하나였습니다
"반복되는 일에 치인다"는 고충이 15명만의 것일 리 없었습니다. 같은 고충을 안고 있는 동료가 대체 얼마나 많을지 궁금해져 수요조사를 열었습니다. 얼마나 신청할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92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PM과 기획, 운영, 사업과 영업, 마케팅, HR, 디자인, 데이터 분석, CS까지. 거의 모든 직군이 걸쳐 있었습니다. 신청서에 적힌 어려움의 결은 놀랄 만큼 닮아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데이터 취합, 회의록과 보고서 자동화, 정책과 히스토리 확인, 손으로 관리하는 대시보드. 저마다 다른 일을 하지만 힘들어하는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92명의 직군별 신청 분포. 오른쪽은 직군마다 가장 많이 적힌 고충으로, 열 직군 중 여섯이 손으로 하는 반복 작업이었다.
손을 든 숫자 앞에서 막막했습니다. TF는 꾸려졌지만 다른 동료들은 본업이 따로 있어 직접 코칭에 나설 수 없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옆에서 문제를 쪼개고 첫걸음을 잡아줄 사람은 저 하나였습니다. 강의로 묶기에는 신청자마다 업무 맥락이 너무 달랐습니다. 회의록이 급한 사람에게 데이터 수집을 가르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 사람이 92명을 1:1로 맡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제야 병목이 보였습니다. AI 도구는 이미 충분했고 모자란 건 옆에서 도울 수 있는 사람의 수였습니다. AI 전환을 가로막는 게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걸 이때 숫자로 처음 확인했습니다.
알려주는 대신 옆에 앉는 사람을 늘렸습니다
한 사람이 다 감당할 수 없다면 답은 하나였습니다. 도울 수 있는 사람을 늘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말처럼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AI 잘하는 사람을 강사로 세우면 되지 않나"라는 흔한 해법과 제가 하려는 것은 결이 달랐거든요. 옆자리 동료에게 AI를 알려준 적이 있는 분은 아실 겁니다. 두 달 뒤에도 그 동료는 번역기로만 씁니다. 도구가 없어서도 의욕이 없어서도 아니고 그저 쓰던 대로 씁니다. 강사를 세우는 건 지식을 옮기는 일이라 이 습관을 건드리지 못합니다. 필요한 건 지식이 아니라 문제를 쪼개는 동안 옆에 앉아줄 사람이었습니다.
신청서에 적혀 있던 반복 업무의 고충은 겉으로 드러난 증상에 가까웠습니다. 그 밑에는 자기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막막한데 편하게 물어볼 곳이 없는 상태가 있었습니다. 다들 각자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주는 일이 먼저였습니다.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음 사람을 돕는 구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