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2018년과 2026년 사이의 간격과 격변기의 고민
2018년에 저는 '백엔드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개발자에게'라는 글을 이곳 D2 블로그에 공유했습니다. 당시 학생 개발자들과의 미트업 행사에서 나왔던 질문과 답변을 정리한 글이었습니다. 그 후 8년의 시간이 흘렀기에 그 글만 노출된다면 학생들에게 현시점에 적절한 정보를 주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습니다. 그래서 2025년 말 설문으로 질문을 받아 후속편을 작성했습니다.
그동안 저도 경험과 지식을 더 쌓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학생 개발자들이 한 질문에는 답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개발자의 역할과 같은 큰 주제를 묻는 질문이 많았는데, 지금은 AI로 인한 변화가 큰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도 확신이 없는 시기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적절할지 고민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2018년의 글에 보내 주신 관심에 용기를 얻어서 이 글을 발행합니다. 최근의 경험을 나누고 미래를 함께 상상해 보는 일이 지금 시점에는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목적지가 명확한 안내서보다는 격변기의 스냅샷 정도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주요 질문과 답변
설문을 통해 들어온 질문들을 비슷한 주제로 모아서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AI 시대와 개발자]
가장 비중이 높은 질문 유형이었고 근본적인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 질문에 먼저 답하지 않고서는 다른 이야기를 풀어 가기가 어려웠습니다.
AI 시대에 개발자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누군가는 AI를 인터넷이나 전기, 불에 비견될 정도의 혁명이라고 말합니다.[1] 2025년부터는 그 주장이 과장이 아니라고 느낍니다. 제가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1989년 이후로 '코딩’이라는 활동에 가장 큰 변화가 왔습니다. AI 코딩 도구가 코드를 추천해 주는 역할에서 나아가 소스 작성, OS 명령 실행 등 사람의 실질적인 대리로 행동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식 근로자가 하는 일은 이전 시대 관리자의 역할에 가까워졌습니다. 1980년대에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까지 지식 근로자의 작업 공간은 종이였고, 수기로 정보를 처리하는 일에 쓰는 시간의 비중이 컸습니다. AI 시대 전에도 계산, 정보의 형식 변환과 취합 등 컴퓨터가 하는 일의 범위는 꾸준히 늘어 왔습니다. 과거의 실무 일부를 컴퓨터가 하게 되면서 말단의 지식 근로자도 영향력이 큰 의사결정에 많이 관여할 수 있게 되었고 권한도 커졌습니다.
CAD 도입 전 General Motors의 기술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이미지 출처: ArchDaily)
이제는 조직의 말단 작업자는 AI이고 모든 개발자는 AI 팀의 관리자가 되었습니다. 사람은 여러 AI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결과에 피드백을 줍니다. 아래에 나열한 일들은 전통적인 관리자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작업자’를 'AI 에이전트’로 바꿔서 읽어 본다면 이제는 모든 개발자가 하는 일입니다.
다수의 작업자에게 목표와 배경, 추구하는 가치, 평가 기준을 제시한다.
작업자의 정보 탐색 비용을 줄여 준다.
참조할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 준다.
작업자별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여 할 일을 분배한다.
작업자별 장점과 투자액(과금액) 수준을 고려하여
각자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컨텍스트가 과도하게 넓어지지 않고 컨텍스트 전환이 최소화되도록
의사결정자와 작업자 간의 효율적인 피드백


